세상사나 친구의 고민 상담을 하면서 꽤 많은 이야기를 하며 산다.
그런데 이따금씩 내 이야기가 말이 아닌, 음악처럼 들릴 때가 있다.
바로 영혼에 관한 이야기를 할 때이다.

누군가를 사랑한다거나, 첫눈에 얽힌 추억.
그리고 좋아하는 장소에 관한 이야기 같은 것.

좋아하는 장소를 가르쳐줄 때 내 음성은 정말이지 음악처럼 들린다.
친구가 파리 여행을 앞두고 내게 물었다.
내가 감탄해마지 않던 그곳, 세익스피어 서점을 어떻게 찾아가냐고.
세익스피어 서점은 영화 <비포 선셋>에서 제시와 셀린느가 재회한 장소이다.
백여년이 되어가는 이 서점은 지구상의 수만 가지 책들이 빽빽하게 꽂혀있다.
그곳은 책과 시간과 기억의 박물관이다.
2층에 올라가면 에단 호크와 줄리 델피가 쓴 편지를 볼 수 있다.
두 사람은 세익스피어 서점을 이렇게 말했다.
이 세상의 가장 진실한 장소 중 하나라고.

나는 친구에게 그곳을 찾아가는 방법을 들려준다.
세익스피어 서점은 생 미셸 역과 소르본 역 사이에 있지.
분수대가 있는 생 미셸 광장에서 노트르담 사원 쪽으로 길을 건너면 그곳이 나와.
생 제르맹쪽에서 걸어올 때는 <클루니 라 소르본> 역을 지나
<그리스 음식점 거리>를 따라 걸으면 돼지.
제시와 셀린느가 걸어간 거리는 서점을 등지고 오른쪽 방향이었어.

너무나 소중해 여러 사람들에게 들려주기 아까운 이야기.
나는 비밀을 들려주듯 소중하게 그 장소에 찾아가는 길을 알려준다.
생 미셸, 소르본, 노트르담... 악상부호 같은 단어들.
그곳에 머물렀던 기억이 음악처럼 머리 속을 울리고,
그곳을 찾아가는 길에 대해 말하는 내 목소리가 리듬을 타고 흐른다.
내 인생의 한 부분이 노래가 되는, 시적인 순간이다.

[from 신영음]

#1. 이번 파리 출장 중 가장 마지막으로 방문했던 곳.

#2. "God whispers to some men’s ears, but he shouts into mine. That’s why I am deaf."

#3. 음과 음 사이의 침묵...
그리고 영혼과 영혼을 이어주는 다리를 만들었던 어떤 한 사람의 이야기.

'카핑 베토벤'과 '나' 사이에 다리가 되어준 이야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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