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서 슬프거나 따분할 때면 가볼 만한 곳이 공항이다.
비행기를 타러 가는 것이 아니다.
사실 공항을 빨리 싫어하게 되는 지름길이야말로 비행기를 타러 공항에 가는 것이다.
그림. 아니,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발레를 감상하러 가듯이 공항을 감상하러 가는 것이다.
_ 알랭 드 보통의 '공항에 가기' 中에서
#1. 홍대 앞에 첫 스타벅스가 오픈하고, 현재 3개의 지점에 이르기까지...
그곳을 가기 위해 난 1년 가까이 기다렸고,
이제는 매년 12월이 되면 녀석과 함께 크리스마스 시즌 라떼를 즐기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올해는 녀석의 제안에 따라 인천공항의 스타벅스 찾아가기를 추진 중이다.
#2. 어젯밤 느즈막히 하루를 정리하던 중, 불현듯 일요일 오후 공항을 찾아보면 어떨까..
머리 속에는 생각이 가득했다.
하지만, 녀석에게 그 어떤 메세지도 보내지 않았다.
벌써 녀석이 내게 수차례 자신의 시간을 할애한 것에 반해
갑작스레 비어버린 휴일을 내멋대로 채우고자 했던 탓인지 녀석이 내 마음 속 메세지를 읽지 못한 듯.
조금쯤 무례할 수도 있으나,
아니 내가 자정에 연락한다할지라도 졸면서 내 전화를 받을테지만..
한 주 내내 고단했을 것을 아는지라 선뜻 연락할 수 없었다.
#3. 가는 방법은 간단하다.
그곳으로 가거나 오거나 할 때, 둘 중 한번은 공항철도를 이용할 것.
더욱이 오갈 때 두번 다 공항철도를 타는 것에도 개의치 않다고 친구는 말하였다.
사실 녀석의 제안에도 불구하고,
내 마음 한켠에는 편한게 자동차로 달려갈 것을 은밀히 추진 중이다. -_-++
#4. 이제껏 난 딱 한번만 누군가를 위해 공항을 가보았다.
대개는 나의 여행에 의해 공항을 찾았고.
갑자기 떠나지도 않을 일에 발레를 감상하러 가듯...
공항으로 떠나는 마음이 어떤 것인지 너무나 궁금해진다.
오늘 뿐이 아니더라도 올해 안으로는 갈 수 있을거란 불안감 속에
스타벅스 시즌라떼에 대한 기대감은 잊은지 오래다.
#5. 아침 저녁으로 내린 눈에 발이 묶인 비행기에 내 몸을 실지 않는다는 안도감으로
아쉬운 생각 하나를 펼쳐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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