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음악기행

2009/03/25 20:55

#1. 89.1   91.9    93.1     93.9      104.5          107.7

위 여섯개의 숫자는 라디오밖에 들을 수 없는 내 자동차에 저장된 여섯개의 라디오 주파수이다.
그 중 104.5MHz는 EBS이다.

언제부턴가 음악 FM이 표준 FM 이상으로 말이 많아지면서,
주파수 구분도 되지 않을만큼 겹치는 게스트들이 나와 상황재현을 하는 동안
93.9 기독교 방송을 듣고,
그마저도 여의치 않을 때 우연히 돌렸던 채널이 EBS였다.
그 때 만난 '세계음악기행'이 7년이 넘어선다고 한다.

그런데, 올 3월 어느날... 예고도 없이 갑작스레 7년 터줏대감이 사라지고
호란이란 그럴싸한 DJ가 들어섰다.
사실 나는 그녀가 DJ로 돌아온 것이 내심 기뻤다.
물론 성기완만큼의 세상에 대한 통찰력은 기대할 수 없을테지만,
그녀 고유의 카리스마로 인해 아슬하게 지켜오던 프로그램이 그녀의 이름에 기댈 수는 있을 거 같기 때문이다.


#2. 오늘 한통의 전화를 받길, 내가 이번 주말에 EBS에서 진행될 공개방송에 당첨되었다는 것이다.
기쁜 마음에 홈페이지를 찾았건만, 그 와중에 갑작스레 바뀐 DJ에 대한 이야기를 접하게 되었다.

http://blog.daum.net/ecoliving/16003288

대한민국 국민으로서는 조금 부끄러울 수도 있지만,
사실 정치에는 관심이 전혀...없다 -_-;
그런데 이번만큼은 정말 현정부에 나 역시 목소리를 높히고 싶어진다.

정말 위 블로그에 게재된 이유와 같다면,
결국 현재 진행되고 있는 방송법 관련 일들도 그렇고...
앞으로 현정부 내에서 우리가 접하고 즐기는 문화는 모두 지하세계로 사라지거나,
삼중고 속에서 긴 어둠의 터널을 걸어가는 것과 다를 바 없다.

어차피 가려진 눈 터널 끝 빛을 본다한들 그게 세상 밖인지도 모를 것이고,
들리지 않는 귀로 인하여 매일같이 거짓말을 들어도 모를 것이오
소리낼 수 없는 입은 고함은 커녕 한숨만 내시게 될 것이다.

성기완이 현정부에 어떠한 말을 했는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10년 전 아니 5년 전만 해도 새벽 공중파를 이용해 자기 소리를 내던 사람들...
그런 아나운서와 DJ, 방송인은 모두 사라지고
아나운서 조차 아나테이너를 꿈꾸며 흔들어대는 몸짓에
대한민국 대중문화 속 음악에는 댄스음악과 발라드 음악 뿐이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65억 인구, 다른 인종 다른 문화일지라도
음악을 통해 본 세계는 그들과 우리가 결코 다르지 않음을 말하고자 하는 그의 목소리에 문제가 있었던 것이다.

더이상 그의 목소리로 시작하는 세계음악기행의 오프닝을 들을 수 없다는 것이 가장 아쉽다.

오래전 정은임 아나운서가 영화음악을 통해 사회를 신랄하게 꼬집어대다가
조금 쓴소리 덜한 아니 영화의 달콤함이 더 먼저 떠오르던 지적인 느낌의 배유정으로 DJ가 교체되었던 것과 전혀 다를 바 없는 일이다.
다만 이번 DJ 교체 사건은 문화관련 방송 전반에 걸쳐 일어났다는 것이다.


#3. 65억이 함께 사는 지구촌.
세상에는 수많은 나라와 수많은 언어... 그리고 수많은 음악이 존재합니다.
세상의 모든 음악을 다 들을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이국적인 그 음악들 중에는 우리 감성에 맞는 노래들이 있습니다.
처음 들었지만 왠지 어디선가 들어봤던 것 같은 멜로디...
세계음악기행에서는 바로 그런 음악들을 만나실 수 있습니다.

_ 세계음악기행을 소개하는 글 中

정말 우리 지구촌에는 65억 인구가 살기는 하는걸까...?

식량공급마저 거부하겠다는 북한과 한나라당 방송법 개정, 무엇이 다를까?


#4. 그저 하루빨리 세계음악을 주제로 가보지 못한 나라들을 가보고 싶다.
이어폰 하나 꽂고,
주파수는 저 중 하나로 고정하여...그 나라에서 무작정 잡히는 것으로 들을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즐거울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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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가까운 사람들은 아니지만,
한발짝 떨어져서 본 그 사람들은 충분히 그럴싸한 모습이다.

소위 남들이 말하는 대기업에서 자기 몫을 충분히 하고 있고,
모난 구석없는 둥글둥글한 성격 덕분에 여러 사람 입에 오르내리는 일도 없거니와
재치 넘치는 유머까지는 아니더라도 온화한 미소로 정감마저 느껴지는 사람들.

하나의 문제는 마흔 다 되어가도록 혼자라는 것이다.
그것도 아주 오랜 시간.
적어도 5년에서 길게는 10년 가까이.


#2. "다른 사람은 모르는 그들의 조건 때문일 거에요"

그 사람의 대답 속에는 그가 가진 한계 역시 포함되어 있었다.


#3. 그리고 이것이 결혼의 조건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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캘리그라피 도장

2009/03/04 00:20
#1. 도장은 주인이 없어도 되지만,
사인은 언제나 주인이 따라가야 한다.

도장은 나를 대신할 수 있지만,
사인은 나 아닌 그 누구도 나를 대신할 수 없다.

도장은 언제나 동일한 모습을 남기지만,
사인은 그때마다 조금씩 다른 모습을 하고 있다.

#2. 초등학교 때, 갑작스레 도장과 사인에 대해 이야기하던 중 엉뚱맞은 친구 하나가...
도장과 사인에 대해 아주 명쾌한 이야기를 해주었다.
사람과의 관계에 대해서라고 말할 수 있었던 그 짧은 대답이 오랜 시간이 지난 지금은
명확하게 떠오르지 않지만,
최근에는 도장보다는 사인을 더 많이 선호하게 된 듯 싶다.
아무래도 휴대에 의한 문제에 의해서일 것이다.

#3. 오늘 얼마 전부터 갖고 싶었던 캘리그라피 도장을 하나 만들었다.
이렇게 쉽게 도장 하나를 파도 되는 건가, 조금 걱정스럽긴 한데...
(어릴 적 첫 도장을 제외하고는 아빠께서 손수 나무 또는 옥 등의 그 재질부터 신중히 골라주었던 기억이 난다)
풍경소리라고 적힌 글귀와 그림을 보니 마음이 동하였다.
그리고 얼마 전 지난 친구의 생일 선물도 하나 장만했다.

사실 작년부터 변변치않긴 해도 책모임이라는 이름 아래 세명이서 책을 읽고 있었다.
셋이서 십장생 새겨진 병풍처럼...도장 세개가 모이면 그림이 될 수 있는 도장을 만들고 싶었지만,
급한 마음에 고른 도장은 그저 눈에 띄는 글귀가 있는 것으로 고르는 수 밖에 없었다.

#4.
봉투 안에 담긴 것은 나중에라도 요긴하게 사용하라고 만들어주신 분이
좀더 잘 찍힌다는 인주로 이름을 먼저 남겨주셨다.

이렇게 쉽게 내 이름을 공개해도 되나 싶어 걱정이 앞서지만...
딱딱한 모음 아래 자음 하나씩 붙은 이름이라 이쁘지는 않지만,
명쾌한 글씨는 보기 좋다. ^O^

왼쪽에 있는 것이 친구의 것이고, 오른쪽 것이 내 것이다 ^^
교보문고에 책 보러 갔다가 3만원이라는 말에 솔깃해서...
더군다나 책을 산 영수증이 있으면 1천원씩 깎아준다고 해서...
현금은 더 싸게 해준다고 하나 카드 밖에 없어서...
개당 천원씩 할인받았다.
(하핫..선물의 가격이 공개되다니 >.<)

풍경소리라는 글귀가 새겨진... 도장이다 ^^
도장의 용도는 새로 산 책에 이름을 새겨두기 위함이다.
사실..책에는 그 어떤 표식도 남기지 않는 오래된 버릇이 있기에
아마 그렇게 많은 책에 이 도장을 남기진 않을 거 같다.
하지만 의미있는 책을 만들어가고플 때도 있기에... 요긴하게 쓰일 듯 싶다 >.<

가까이서 보면...정말 가는 글씨가 새겨져 있다.
흠...이것이 음각이겠지???
(참으로 부끄럽지만 음각 양각은 언제나 헷갈린다 @.@)

첫 개시는 이병률 산문집 "끌림" 첫장에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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