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89.1 91.9 93.1 93.9 104.5 107.7
위 여섯개의 숫자는 라디오밖에 들을 수 없는 내 자동차에 저장된 여섯개의 라디오 주파수이다.
그 중 104.5MHz는 EBS이다.
언제부턴가 음악 FM이 표준 FM 이상으로 말이 많아지면서,
주파수 구분도 되지 않을만큼 겹치는 게스트들이 나와 상황재현을 하는 동안
93.9 기독교 방송을 듣고,
그마저도 여의치 않을 때 우연히 돌렸던 채널이 EBS였다.
그 때 만난 '세계음악기행'이 7년이 넘어선다고 한다.
그런데, 올 3월 어느날... 예고도 없이 갑작스레 7년 터줏대감이 사라지고
호란이란 그럴싸한 DJ가 들어섰다.
사실 나는 그녀가 DJ로 돌아온 것이 내심 기뻤다.
물론 성기완만큼의 세상에 대한 통찰력은 기대할 수 없을테지만,
그녀 고유의 카리스마로 인해 아슬하게 지켜오던 프로그램이 그녀의 이름에 기댈 수는 있을 거 같기 때문이다.
#2. 오늘 한통의 전화를 받길, 내가 이번 주말에 EBS에서 진행될 공개방송에 당첨되었다는 것이다.
기쁜 마음에 홈페이지를 찾았건만, 그 와중에 갑작스레 바뀐 DJ에 대한 이야기를 접하게 되었다.
http://blog.daum.net/ecoliving/16003288
대한민국 국민으로서는 조금 부끄러울 수도 있지만,
사실 정치에는 관심이 전혀...없다 -_-;
그런데 이번만큼은 정말 현정부에 나 역시 목소리를 높히고 싶어진다.
정말 위 블로그에 게재된 이유와 같다면,
결국 현재 진행되고 있는 방송법 관련 일들도 그렇고...
앞으로 현정부 내에서 우리가 접하고 즐기는 문화는 모두 지하세계로 사라지거나,
삼중고 속에서 긴 어둠의 터널을 걸어가는 것과 다를 바 없다.
어차피 가려진 눈 터널 끝 빛을 본다한들 그게 세상 밖인지도 모를 것이고,
들리지 않는 귀로 인하여 매일같이 거짓말을 들어도 모를 것이오
소리낼 수 없는 입은 고함은 커녕 한숨만 내시게 될 것이다.
성기완이 현정부에 어떠한 말을 했는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10년 전 아니 5년 전만 해도 새벽 공중파를 이용해 자기 소리를 내던 사람들...
그런 아나운서와 DJ, 방송인은 모두 사라지고
아나운서 조차 아나테이너를 꿈꾸며 흔들어대는 몸짓에
대한민국 대중문화 속 음악에는 댄스음악과 발라드 음악 뿐이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65억 인구, 다른 인종 다른 문화일지라도
음악을 통해 본 세계는 그들과 우리가 결코 다르지 않음을 말하고자 하는 그의 목소리에 문제가 있었던 것이다.
더이상 그의 목소리로 시작하는 세계음악기행의 오프닝을 들을 수 없다는 것이 가장 아쉽다.
오래전 정은임 아나운서가 영화음악을 통해 사회를 신랄하게 꼬집어대다가
조금 쓴소리 덜한 아니 영화의 달콤함이 더 먼저 떠오르던 지적인 느낌의 배유정으로 DJ가 교체되었던 것과 전혀 다를 바 없는 일이다.
다만 이번 DJ 교체 사건은 문화관련 방송 전반에 걸쳐 일어났다는 것이다.
#3. 65억이 함께 사는 지구촌.
세상에는 수많은 나라와 수많은 언어... 그리고 수많은 음악이 존재합니다.
세상의 모든 음악을 다 들을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이국적인 그 음악들 중에는 우리 감성에 맞는 노래들이 있습니다.
처음 들었지만 왠지 어디선가 들어봤던 것 같은 멜로디...
세계음악기행에서는 바로 그런 음악들을 만나실 수 있습니다.
_ 세계음악기행을 소개하는 글 中
정말 우리 지구촌에는 65억 인구가 살기는 하는걸까...?
식량공급마저 거부하겠다는 북한과 한나라당 방송법 개정, 무엇이 다를까?
#4. 그저 하루빨리 세계음악을 주제로 가보지 못한 나라들을 가보고 싶다.
이어폰 하나 꽂고,
주파수는 저 중 하나로 고정하여...그 나라에서 무작정 잡히는 것으로 들을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즐거울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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