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남자가 또 다시 그녀에게 다가온다.
체육관 매표소 창문 밖에 가득 고인 봄 햇살을 헤치면서.
그녀는 남자를 외면하지만, 그는 늘 그렇듯 미소를 지으며 성큼 다가선다.
언젠가 내 마음을 받아줄 거라는 확신이 어린 미소.
그는 이미 그녀의 이름을 알고 있었다.
수리진이라고 부르는 순간, 그녀의 마음이 불길하게 설레인다.
자신의 마음을 얻으려고 애를 쓰는 이 남자가 왠지 미덥지가 않다.
그의 미소는 언제라도 떠날 듯 너무나 가벼워 보이기 때문이다.
그 남자의 이름이 아비라는 것을 수리진은 며칠 뒤에야 알게 된다.
1960년 4월 13일 수요일 오후 3시.
그리고 바로 그 시간, 수리진은 아비를 사랑하게 된다.
그날 오후, 늘 그렇듯 매표소에 찾아온 아비는
불안한 표정을 짓는 수리진에게 시계를 내민다.
그리고 1분 동안만 함께 보자고 말한다.
10초, 20초, 30초... ...
온 세상이 침묵에 잠긴 듯 고요한 시간이 흐른다.
1초 1초가 수리진의 마음에 무늬처럼 아로새겨진다.
마침내 시침이 출발 지점으로 다시 돌아오고,
분침은 아주 조금 오른쪽으로 꺾인다.
수리진을 바라보며 아비가 말한다.
1960년 4월 16일 오후 3시. 우리는 1분 동안 함께 했다고.
우리 둘만의 소중했던 1분을 잊지 않을 거라고.
이미 과거가 됐으니 이 1분을 지울 수는 없다고.
수리진은 벅차게 기쁜 마음 한 편으로 그림자가 드리워지는 것을 느낀다.
하지만 그 1분은 두 사람을 위한 완벽한 사랑의 시간.
장차 어떤 슬픔이 닥쳐온대도 그녀 역시 이 1분을 영원히 잊지 못할 것이다.
♬ Always in my heart / Los indio Tabajaras
***
Rainy Wednseday...
많은 비요일 중 내가 기억하는 단 하루, 2002년 8월 비내리던 수요일 오후
아마 1시가 아니었을까???
하지만 대개 난 하루 중 오후 4시가 가장 선명하게 기억된다.
오늘은 제법 장마다운 빗줄기로 흠뻑 젖었고,
그게 수요일이라는 생각에 오래전 기억이 떠올랐다.
그 '순간'을 떠올릴 때 함께 떠오르는 한편의 영화였기 때문이 아닐런지..후훗
비그친 자정 이 시각, 습한 바람과 함께 기억되는 '아비정전'
지금을 난 후일 어떤 시간으로 기억하고 있을런지...
사실 오늘 내내 머리 속을 가득 매운 곡은 블레이드 러너의 Tears in Rain이었으나
체육관 매표소 창문 밖에 가득 고인 봄 햇살을 헤치면서.
그녀는 남자를 외면하지만, 그는 늘 그렇듯 미소를 지으며 성큼 다가선다.
언젠가 내 마음을 받아줄 거라는 확신이 어린 미소.
그는 이미 그녀의 이름을 알고 있었다.
수리진이라고 부르는 순간, 그녀의 마음이 불길하게 설레인다.
자신의 마음을 얻으려고 애를 쓰는 이 남자가 왠지 미덥지가 않다.
그의 미소는 언제라도 떠날 듯 너무나 가벼워 보이기 때문이다.
그 남자의 이름이 아비라는 것을 수리진은 며칠 뒤에야 알게 된다.
1960년 4월 13일 수요일 오후 3시.
그리고 바로 그 시간, 수리진은 아비를 사랑하게 된다.
그날 오후, 늘 그렇듯 매표소에 찾아온 아비는
불안한 표정을 짓는 수리진에게 시계를 내민다.
그리고 1분 동안만 함께 보자고 말한다.
10초, 20초, 30초... ...
온 세상이 침묵에 잠긴 듯 고요한 시간이 흐른다.
1초 1초가 수리진의 마음에 무늬처럼 아로새겨진다.
마침내 시침이 출발 지점으로 다시 돌아오고,
분침은 아주 조금 오른쪽으로 꺾인다.
수리진을 바라보며 아비가 말한다.
1960년 4월 16일 오후 3시. 우리는 1분 동안 함께 했다고.
우리 둘만의 소중했던 1분을 잊지 않을 거라고.
이미 과거가 됐으니 이 1분을 지울 수는 없다고.
수리진은 벅차게 기쁜 마음 한 편으로 그림자가 드리워지는 것을 느낀다.
하지만 그 1분은 두 사람을 위한 완벽한 사랑의 시간.
장차 어떤 슬픔이 닥쳐온대도 그녀 역시 이 1분을 영원히 잊지 못할 것이다.
♬ Always in my heart / Los indio Tabajaras
***
Rainy Wednseday...
많은 비요일 중 내가 기억하는 단 하루, 2002년 8월 비내리던 수요일 오후
아마 1시가 아니었을까???
하지만 대개 난 하루 중 오후 4시가 가장 선명하게 기억된다.
오늘은 제법 장마다운 빗줄기로 흠뻑 젖었고,
그게 수요일이라는 생각에 오래전 기억이 떠올랐다.
그 '순간'을 떠올릴 때 함께 떠오르는 한편의 영화였기 때문이 아닐런지..후훗
비그친 자정 이 시각, 습한 바람과 함께 기억되는 '아비정전'
지금을 난 후일 어떤 시간으로 기억하고 있을런지...
사실 오늘 내내 머리 속을 가득 매운 곡은 블레이드 러너의 Tears in Rain이었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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