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의 히데오는 상냥하고 귀염성 있는 사람이지만,
덴노지에 갈때마다 불쾌한 표정을 짓는다.
좋아서 가는 게 아니라, 특히 오늘 같은 날은 어쩔 수 없이 가는 거라고
티나게 에리코에게 알리고 싶은 거겠지만,
그렇다고 불쾌한 표정을 짓다니,
(여)‘이런 불쾌한 분위기는, 남녀가 같이 사는 집에 의자가 하나뿐인 상황하고 비슷해...’
에리코는 그런 생각이 들었다.
(여)‘누가 먼저 앉아버리면, 다른 한 사람은 서 있어야 하는 의자 뺏기 놀이 같은 거야.
나도 따라서 앉아서는 안돼.’
두 사람 다 불쾌해져서는 안된다.
그렇게 되면, 벌써 관계는 끝장났다고 보아야 한다.
계속 같이 살 마음이 있으면,
의자가 하나뿐이라는 사실을 늘 자각하고 있어야 한다.
애를 태우며 서로 싸우며 사는 것이 진정한 삶이 아닐까 하는 기분이 들었다.

에리코의 감미로운 생활은 히데오에게는 거품 같은 인생에 지나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어,
에리코는 그만 풀이 죽고 말았다.
여자의 욕심이라고 할까. 질투라고 할까.
에리코는 그런 것까지 포함해서 히데오를 자신의 사람으로 만들고 싶었다.

-다나베 세이코의 <짐은 벌써 다 쌌어> 중에서

사랑과 평화가 한 가슴속에 공존할 수 있을까요?
청춘이 행복하지만은 않은 것은
그 끔찍한 선택을 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했어요.
평화 없는 사랑, 사랑 없는 평화,
그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구요.
여러분은 어느 쪽을 선택하시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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