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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 치과진료차 방문한 친구네 병원에는 꽤나 많은 신문이 쌓여 있었다.
진료 전의 긴장을 풀고자 이리저리 들추던 신문에는
순천만에 찾아든 철새들의 소식이 사진과 함께 실려 있었다.
딱 이맘 때, 찬바람과 함께 짧아진 하루해와 함께 생각나는 곳 중 하나가 되어버린 순천만.
이제 그곳과 함께할 시간이 불과 열흘 남짓 밖에 남지 않았다.

위 사진을 처음 만난 순간부터 기회가 될 때마다 난 그자리에 앉으려고 하였다.
시간이 흘러 새로운 사진이 벽에 걸리자,
이 사진도 자신의 자리를 내어준 채 구석진 자리로 옮겨지게 되었다.
종종 이 사진이 걸린 구석진 자리에서 기다릴때면,
오래전 마음 속 풍경과 마주한 기분으로 설레이기도 하였다.

언젠가 이 사진 속 풍경을 맞이하러 순천만을 찾아갔건만,
처음엔 시간이 모자라 찾아가던 발길을 돌려야했고,
두번째에는 겨우 찾아가서 S자 물길만 어둠 속에서 간신히 확인할 수 있었다.
마지막에는 함께하던 이들의 흥이 부쳐 찾아가던 발길마저 먼 발치서 돌려야 했다.
그런데도 언제나 순천만에 대한 첫 이미지는 위 사진 속 모습이다.

사람은 늘 무의식적으로 자기 마음을 통해서 풍경을 바라본다.
오로라의 신비한 빛이 들려주는 무언가는,
그것을 바라보는 사람의 마음 속 풍경에 벌써부터 있었던 것이리라.

호시노 미치오의 말처럼... 이미 내 마음 속에 있었던 순천만 풍경은
내가 가보지 않아도 사진 속 풍경과 같았을 것이다.
물론 한번 뿐이긴 하나, 가서 보았던들 달라질 것이 없더라는...

거리상으로도, 다시 찾아간들 실재 마주할 리 만무한 풍경이
이젠 눈 앞에서마저 사라질거란 생각으로 아쉬움만 커져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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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0427 @ xx카페

#1.
창밖을 봐,
바람이 불고 있어
하루는 북쪽에서
하루는 서쪽에서

그래봤자...넌 우리에게 '카페'라고 불릴 뿐...
그래..다방이라고 부른들...어떠하리
이건 마치...갈매기에게 '조나단 리빙스턴 시걸'이라는 거창한 이름이 붙어 있는 것과 무엇이 다른지...모를 일이었다.

#2.
...그녀들은 수다 삼매경에 빠져 있었고,
난 카푸치노를 홀짝거리며 혼자만의 세계에 점점 빠져들고 있었다.

커피의 매력에 대해선 그다지 즐겨하는 바가 없기에
쓰고 달지만 않으면 될 뿐이란 생각에
거품 가득한 카푸치노를 마신다.
어쩌면 이 생각이 커피 마심에 있어 나를 까다로운 사람으로 만들어 버린걸지도...

어느새 다 비워진 커피잔은...
마치 나무 그루터기처럼... 나이테를 드러내기 시작했다.

처음엔 그녀들의 이야기에 귀기울인 탓에
그 눈금의 간격이 작았으나,
점점 거품의 나이를 세어가는 재미에...
식어버린 커피를 한 입에 털어냈다.

거품 가득한 카푸치노를 내가 좋아하는 이유가 이런게 아닐까 싶다.
혼자 카푸치노를 앞에 둔 채 시간을 보낼 리 없는 내게..
상대방과의 대화에 대한 흥미도.
얼마나 그 사람이 내게 편안한 사람인지를 알 수 있는 척도쯤인 듯.

그래서 소개팅 자리에서 마음에 드는 사람이 나오면 커피를,
싫은 사람이 나오면 굵은 빨대로 교양머리 없이 쪽쪽 빨아대는 쥬스를 시키는게 아닌가 싶다 ^^

#3.
아까의 이야기가 너무나 즐거워서...
그냥 혼자만 생각하고 말았던 생각 하나

#4.
오늘 같은 날씨에 삼청동에서 카푸치노 한잔 하는 여유가
2008.04.27 23:51에 쓴 글을 상기시켰다.
어제, 오늘이 카푸치노를 즐길 가장 좋은 시간인 듯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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花見 (はな-み)

2008/04/07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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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0406 @ 여의도

#1. 조금쯤 하늘을 담아보고자 흔히 보던 벚꽃의 모습은 아닙니다...

#2. 벚꽃이 떨어지는 속도
초속 5센티미터

어느 정도의 속도로 살아가야, 너를 다시 만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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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의 꽃 (雪の華)

2008/02/25 2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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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205 @ 하코다테


#1. 영화 러브레터에서 어린 후지이 이츠키가...
얼어붙은 잠자리를 눈 속에서 찾아내듯..


하지만, 내가 찾아낸 건...꽃이었다.
그런데..지금 다시 보니...네잎 클로버가 아니었나 싶기도..
후훗..엄밀히 말하면 그냥 꽃잎이 네개일 뿐이다만 ^^;;

#2. 2월...오랜만에 서울에서 맞는 눈
홋카이도의 사라락, 하나둘 흩어지던 눈과 달리
온몸을 축축히 감싸는 눈이 왠지 불편하다.
그냥 몸이 새롭게 기억하고 있는 그 눈이 그리울 뿐인데...

#3. 흐릿했으나, 조금쯤 봄의 기운이 느껴지던 바람 가득했던
지난 금욜의 빗줄기가 몸으로 느끼기에는 좀더 좋은 듯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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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열매

2008/02/11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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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0205 @ 하코다테
모토이자카를 오르다 새빨간 겨울 열매를 만나다

#1. 녀석과 여행 결심을 한지 딱 1년 만에...두해 걸쳐 두번의 여행을 떠났다.
대개의 사람들은...사촌지간에 정이 두터움을 부러워하고,
혹자는 우리의 그 준비 정신에...놀라움을 금치 못한다고 한다.

아쉽게도..이번 여행 이후 앞으로는 시간을 기약할 수 없게 되었지만...

#2. 서울과 비슷한 기온이지만, 체감 온도는 그야말로 철원의 매서운 날씨 그대로였다.
그래서 가족들은 왜 우리가 그렇게 추운 곳으로 여행을 떠나야하는지...
전혀 이해가 되지 않았나보다.

마지막으로 외가에 들려 인사드리는데...외할머니께서 조용히 물으신다.
그곳은 이곳과 어떻게 다른지...무엇이 좋았는지...

"어릴 적 우리 동네에 눈 많이 쌓일 때처럼 눈이 내려 곳곳에 쌓여있고,
그렇게 많은 눈이 내려도 내 옷이 하나도 젖지 않던걸요~"

#3. 어쨌든...그렇게 스쳐가는 우리의 이야기는 두번의 일본 기행으로 결실을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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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대산 월정사에서 일주문으로 가는 전나무 숲길에서

그저 운이 좋았다고 밖에
그래도 내가 덕(德)이 있었구나 하는 안도감이 들었던 찰나
그저 숲 사이로 길게 드리워진 빛조각이 좋았을 뿐이었다.
그 초록 사이를 거닐던 중 내 앞으로 다가오던 비구니들과 마주하자
나도 모르게 셔터를 눌렀을 뿐이다.
그뿐이다...

그런데 그날의 여행 중 가장 마음에 드는 사진이 되어버렸다는 ^^

제각각 서있는 나무들은 그렇게 숲이 되는데 반해
광화문에 있는 그 많은 나무들이 숲으로 보이지 않는 까닭은 무얼까 싶더라는
어느 싯구가 떠오르던 길 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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