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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항에 가기

2008/12/07 23:57

집에서 슬프거나 따분할 때면 가볼 만한 곳이 공항이다.
비행기를 타러 가는 것이 아니다.
사실 공항을 빨리 싫어하게 되는 지름길이야말로 비행기를 타러 공항에 가는 것이다.
그림. 아니,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발레를 감상하러 가듯이 공항을 감상하러 가는 것이다.

_ 알랭 드 보통의 '공항에 가기' 中에서

#1. 홍대 앞에 첫 스타벅스가 오픈하고, 현재 3개의 지점에 이르기까지...
그곳을 가기 위해 난 1년 가까이 기다렸고,
이제는 매년 12월이 되면 녀석과 함께 크리스마스 시즌 라떼를 즐기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올해는 녀석의 제안에 따라 인천공항의 스타벅스 찾아가기를 추진 중이다.

#2. 어젯밤 느즈막히 하루를 정리하던 중, 불현듯 일요일 오후 공항을 찾아보면 어떨까..
머리 속에는 생각이 가득했다.
하지만, 녀석에게 그 어떤 메세지도 보내지 않았다.
벌써 녀석이 내게 수차례 자신의 시간을 할애한 것에 반해
갑작스레 비어버린 휴일을 내멋대로 채우고자 했던 탓인지 녀석이 내 마음 속 메세지를 읽지 못한 듯.
조금쯤 무례할 수도 있으나,
아니 내가 자정에 연락한다할지라도 졸면서 내 전화를 받을테지만..
한 주 내내 고단했을 것을 아는지라 선뜻 연락할 수 없었다.

#3. 가는 방법은 간단하다.
그곳으로 가거나 오거나 할 때, 둘 중 한번은 공항철도를 이용할 것.
더욱이 오갈 때 두번 다 공항철도를 타는 것에도 개의치 않다고 친구는 말하였다.
사실 녀석의 제안에도 불구하고,
내 마음 한켠에는 편한게 자동차로 달려갈 것을 은밀히 추진 중이다. -_-++

#4. 이제껏 난 딱 한번만 누군가를 위해 공항을 가보았다.
대개는 나의 여행에 의해 공항을 찾았고.

갑자기 떠나지도 않을 일에 발레를 감상하러 가듯...
공항으로 떠나는 마음이 어떤 것인지 너무나 궁금해진다.

오늘 뿐이 아니더라도 올해 안으로는 갈 수 있을거란 불안감 속에
스타벅스 시즌라떼에 대한 기대감은 잊은지 오래다.

#5. 아침 저녁으로 내린 눈에 발이 묶인 비행기에 내 몸을 실지 않는다는 안도감으로
아쉬운 생각 하나를 펼쳐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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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keoff

2008/04/03 15:30
사용자 삽입 이미지
20080329 @ 홍콩발, 케세이퍼시픽 안

비행기에서 구름을 보면 고요가 찾아온다.
저 밑에는 적과 동료가 있고 우리의 공포나 비애가 얽힌 장소들이 있다.
그러나 그 모두가 지금은 아주 적다.
땅 위에 긁힌 자국들에 불과하다.

물론 이 유서깊은 원근법의 교훈은 전부터 잘 알던 것일 수도 있다.
그러나 차가운 비행기 창가에 얼굴을 갖다대고 있을 때 만큼
이것이 절실하게 느껴지는 경우는 드물기에 우리가 지금 타고 있는 이것을
'심오한 철학을 가르치는 스승이라 부를 만한다..'

_ 알랭 드 보통의 '동물원에 가기 中'

#1. We'll be taking off from Hongkong shortly
and expect to arrive at Inchoen in 3 hours and 30 minutes.

#2. 홍콩은 나에게 있어 행운의 도시이다.
2년 전, 처음 홍콩으로 떠날 때에는 비지니스석 업그레이드라는 엄청난 행운이 따르더니...

이번에는
Early Bird 행사로 홍콩 왕복 티켓을 28만원 남짓한 돈으로 구매하였고,
Hongkong Sevens 2008 결승전과 Mobile Chanel 전시회를 무료로 보았다.

정말 비행기 티켓 달랑 하나 들고 날아갔건만,
전국가대표 선수 겸 홍콩 럭비코치였던 분과 경기를 관람하고,
무작정 비를 뚫고 찾아간 스타페리 주차장에서는
공짜 티켓으로 운좋게 자하 하디드의 전시장에 들어섰다.

#3. 떠나기 전 마음 속 단단했던 덩어리가 여행 마지막 즈음엔 다 녹아버렸다.
돌아온 지금까지도 마음 속이 조금쯤 뻥~ 뚫린 느낌이랄까...
두번째 홍콩 역시...아무 준비없이 떠나도 충분히 느끼고 즐길 수 있었다.

#4. 그리고 떠나는 곳에서는 언제나 비가 내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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